[앵커]
토요일 저녁이면 로또 추첨 기다리는 분들 많으시죠.
당첨 번호를 예측해주겠다면서 정작 일확천금은 본인들이 챙긴 사이트 운영진이 붙잡혔습니다.
어떤 이야기인지, '사건을 보다' 성혜란 기자와 짚어봅니다.
Q1. 경찰이 사이트 운영자들을 검거한 곳, 고급 호텔이었다구요?
[기자]
A1. 경찰이 촬영한 영상 먼저 보겠습니다.
고급 대리석 자재로 된 바닥에 부산 앞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이 곳, 호텔인데요,
한 층을 통째로 빌려 사무실로 쓴 겁니다.
[윤희동 /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1대 1팀장]
"사기 등의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돼 체포 영장 집행하겠습니다."
호텔 한 층에 5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유흥 주점을 연상케 하는 공간까지 별도로 만들었는데요,
이들은 92개의 로또 당첨 번호 예측 서비스 사이트 운영을 해오면서
6만 4천여 명에게 6백억 원 넘게 가로챘습니다.
경찰은 일당 52명을 붙잡아 총책 등 4명을 구속했습니다.
Q2. 어떤 식으로 회원들을 속인 건가요?
A2. 자신들이 예측해주는 번호가 로또 당첨이 실제로 됐거나, 잘 되는 것처럼 회원들을 속였는데요,
가상회원 ID 120만 개를 만들어서 후기를 작성하고, 1·2·3등에 당첨된 것처럼 사진을 올렸습니다.
모두 조작이었습니다.
사이트들의 가입 요금은 3년에 5백만 원, 5년에 680만 원 상당이었는데요.
이때문에 많게는 7천만 원까지 손해를 본 피해자도 있습니다.
이들의 수익은 지난 2019년 100억 원 상당에서 점점 올라 코로나19가 심각했던 지난해에는 350억 원대로 껑충 뛰었습니다.
Q3. 예측 번호, 조금이라도 근거가 있는 건가요?
A3. 일당은 'AI 시스템'으로 예측한다고 홍보했지만, 사실은 '예상 숫자'를 임의로 조합한 숫자였습니다.
[윤희동 /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1대 1팀장]
"특별히 많이 나온 숫자는 제외 한다든지 조합하는 사람의 어떤 감이라든지 경험치라든지 심지어는 자기의 운명에 관련되는 그런 숫자들도 조합해가지고 하는 상품도…."
돈을 더 많이 내면 당첨 확률이 더 높은 번호를 제공한다고 홍보 했지만, 당첨 확률에 차이는 없었습니다.
Q4. 피해자 입장에서는 번번이 당첨이 안되면 중도에 환불을 받고 싶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A4. 피해자 이야기 들어봤는데요.
[로또 당첨 예측 번호 사이트 피해자]
"한 2개월 하고는 도저히 당첨액이 안 나오니까 중도 환불하겠다 하니까 계산해서 (환불액을) 전부 다 없애버려요. 그러니까 탈퇴할 수가 없는 거예요. 너무 아까워서요."
위약금과 수수료 명목으로 가입비를 대부분 돌려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혹은 1년을 무료로 연장해준다면서 환불을 미룬 사례도 있었습니다.
Q5. 로또번호 당첨 사이트, 지금도 운영되는 곳들이 있다는데, 예측 번호, 과학적 근거는 있는 겁니까?
A5. 전문가들은 당첨 번호 예측은 의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김현중 /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
"이전에 어떤 번호가 나오든 상관 없이 일단 리셋이 되고, 조건부적이지 않고 (로또는) 매회가 독립적이기 때문에 특별히 선호 되는 번호 조합이라는 건 있을 수가 없는 거죠."
여전히 비슷한 사이트들이 버젓이 운영 중인만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사건을 보다' 였습니다.
성혜란 기자 saint@ichannela.com